[영화] HELP가 HELLO로 바뀌는 순간 <김씨표류기> 영화이야기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로 그 해 신인 감독상을 휩쓸었던 이해영, 이해준 감독의 차기작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이름도 비슷하고 나이도 같아서 형제가 아닌가 했던 그 두 감독 중에 먼저 관객을 찾은 것은 바로 이해준 감독.

정재영은 무척 좋아하지만, 솔직히 정려원이 그닥 호감으로 다가오지 않아 잠깐의 고민을 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볼 수 밖에 없었던 <김씨표류기>! 보면서 멈출 수 없었던 소소한 웃음들, 본 후에 느꼈던 따뜻함, 오랜만에 관객들의 마음에 의미도 새기면서 재미까지 만족시켜 주려하는 욕심쟁이 영화를 만난 것 같아 뿌듯함까지 느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의 큰 이야기는 남자김씨(정재영)가 표류를 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보다 좀 더 엉뚱하다고나 할까. 더구나 아주 먼 여행을 떠나 섬에 갇힌 것도 아니고 자살을 결심했던 평범한 청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한강의 밤섬에서 살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

처음 밤섬에 갇혔을 때 남자김씨는 살기 위해 모래위에 HELP를 적어넣는다. 하지만 하루하루 무인도 생활에 적응해나가며, 대출 빚, 허접한 자신의 스펙, 구조조정 등 바깥 세상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 만족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고 즐기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찾아온 의문의 메시지, "HELLO"- 외로웠던 그의 생활에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 준다는 사실은 기쁘면서도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사람이 누굴까 궁금한 마음 반, 약간의 불쾌한 마음 반,, 그 정도이지 않았을까 싶다.

 

여자김씨(정려원)는 자신의 방에 3년째 갇혀사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캐릭터다. 갇혀산다는 표현보다는 왠지 틀어박혀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굳이 나가지 않아도 자신의 방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본인이 나갈 의지가 없으니까.. 영화에서는 여자김씨가 왜 방안에서만 살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언급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 이유보다도 그녀가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과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에 특별히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마음은 들 수 있지만 중요하게 생각되진 않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시사회를 통해 쏟아진 호평과 높은 평점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김씨표류기> 역시 호불호가 조금은 갈리는 듯 하다. 어떤 사람들은 재미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재밌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마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에는 이 영화의 대화법이 조금 낯설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한 화면에 잡히는 장면이 많지 않다. 그것도 영화가 끝날 무렵에나 되서야 몇 컷 나오고, 둘이 주고받는 대사도 메시지 정도뿐이라고나 할까. 대부분의 이야기를 나레이션으로 풀어가고 있고, 남자김씨의 경우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쩌면 낯선 말하기가 지루하게 느껴질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빠르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사는 게 모험이라며 힘을 주는 영화 <김씨표류기>는 요즘 개봉작들 중에 보기 드문 참 착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영화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지원하는 사회연대은행에 기부한다고 하니 내가 보는 이 영화 한 편을 통해, 다른 사람의 희망도 될 수 있고, 내 생활의 희망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 정재영 아저씨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작은 소품들이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_<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베라모드 2009/05/22 15:18 # 답글

    이건 저도 보려구요! 정재영 배우는 재미있는 캐릭터라서!
  • 춤추는곰♪ 2009/05/22 20:48 #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ㅋㅋ
    비록 같이 보러 갔던 남정네는 쿨쿨 잤었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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