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재난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영화 <해운대>가 지난 16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관객들을 만나기 전 관객과의 첫 번째 연결 통로가 되어 줄 언론 시사회인만큼 배우들도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러한 긴장감은 영화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좋은 반응을 기대하는 기대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늘 어떤 일의 처음이 되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순간 그 무언가는 자체로서의 평가를 받는 것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담감도 커지게 된다. 누군가가 갔던 길을 가는 것은 쉽지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길을 간다는 것은 성공한다면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기억되겠지만 실패한다면 시도하지 않았던 것보다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모 아니면 도인 모험이 될 수도 있는, 행동으로 옮기기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해운대>는 전자에 속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많은 언론에서 <해운대>에 대해 다루면서 가장 중요한 CG 문제가 이 영화의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 했고,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러한 우려는 말 그대로 괜한 걱정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쓰나미가 몰려오는 영화의 중요한 부분의 등장은 러닝타임 120분에서 마지막 약 30분 정도에 해당하지만 그 전까지의 이야기 전개라든지 배우들의 캐릭터가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매끄럽게 잘 흘러가고 영화에 등장하는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감동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히 쓰나미와 관련된 장면일 것이다. 여름 피서지로 너무나 유명하고 친숙한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낯익은 그 곳이 한 순간에 물바다가 되고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은 실감나게 표현 되어 다시는 해운대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부산 시민들에게 행여나 항의를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첫 시도이고, 할리우드에 비하면 매우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CG 처리가 대작들에 비해 다소 미흡할 수는 있으나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웠으며, 부산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어울리는 배우들의 사투리 구현은 네이티브 스피커도 놀라게 할 만큼 능숙했다. (배우라면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어색함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우를 가끔 보게되지 않는가.)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말투에서 현지인과 같은 억양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인 영화, <해운대>.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할리우드 재난 영화의 공식적인 틀인 영웅주의가 만연한 뻔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단순히 재난영화라고 정의 내리기엔 그 안에 가족의 소중함을 부각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와 감동, 웃음, 눈물까지 녹아 있어 한국형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영화. 언론 시사회에서 무난하게 합격점을 받은 영화 <해운대>가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예고편을보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봐도 괜찮지 싶습니다.^^
2012 때문에 CG로 보면 실망을 금치 못할거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