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년 나이 차이, 사랑일까? <페어 러브> 영화이야기

심심치 않게 연예인 결혼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어느 순간부터 자주 보게 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속도 위반"과 "나이 차이"가 되었다. 속도 위반은 이 영화와 관련 없으니 넘기고 나이 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특히 늦은 결혼을 하는 남자 연예인들이 10살 차이 나는 신부와 결혼하는 것은 기본이고, 많으면 15살, 최근에는 송병준-이승민 커플이 19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기사를 보기도 했다.

아무리 사랑에는 나이, 국경 모두 상관 없다지만 너무 차이가 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남자를 도둑놈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두 사람의 나이 차가 무려 30년이다. 연인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오히려 아빠와 딸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로맨스라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충분히 황당하게 느껴질 만한 설정이다.

그런데 막상 <페어 러브>를 보고 나면 그까짓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그냥 숫자에 불과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그 동안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 담고 있는 그(형만, 안성기)의 눈가 주름이 섹시한 남은(이하나)을 볼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미소짓는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남은은 섹시하기 보단 그냥 수수한 매력의 여대생이지만 형만에게만큼은 남은이는 섹시한 여자다.) 50년이 넘도록 연애 한 번 못해 본 형만에게 찾아 온 첫사랑. 그런데 그 대상이 바로 자신의 돈을 떼먹고 도망갔던 친구의 딸이라니.  

형만도 처음에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며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일이라고 애써 부정해보지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은이 싫지 않다. 오히려 "아저씨 예뻐요."라고 말해주는 그녀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아저씨에서 오빠로 호칭이 바뀌고 보통의 연인들처럼 생일 날 남은의 학교 앞에서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꽃다발도 건네는 서투르지만 하나씩 변해가는 형만을 보면서 마치 20대의 풋풋한 연애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빠 같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아빠의 빈자리로 혼자가 된 외로움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둘의 데이트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고 응원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처음이란 것,, 떨리고 좋은 것, 그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형만과 행복해 하는 남은을 보며 가끔 손발이 오글오글 거리기도 하지만 사진 같은 배경과 알콩달콩 사랑스러움 때문에 입가에 미소를 거둘 수가 없는 영화다. 개봉 전 안성기 선배와의 키스신이 좋았다는 이하나의 인터뷰 헤드라인 기사를 뽑아 일부 관객들은 진한 키스신을 기대하며 볼지도 모르겠으나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는 순도 100% 영화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 상영관이 적어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가 필요한 영화.
**  영화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하나가 부른 OST 수록곡, "Fallen"도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라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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