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부럽다, 당신이 걸어온 길이... <끌림> 책이야기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몇 장 읽고 반해버려 구입했다고,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며 룸메 녀석이 건네 준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끌림>. 평소 곳곳을 누비며 여행하고 싶은 욕망은 늘 마음 한가득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인 여유도 없고 어쩌면 그보다 더 큰 이유인 떠날 용기가 부족해 말로만 여행을 다니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대리만족이라도 할 수 있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기록을 읽는 것이 즐겁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과 관련된 모든 책이 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끌림>은 책 제목만큼이나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한창 책을 읽고 있을 때 엔제리너스 매장에 꽂혀 있는 이 책을 발견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책과 달라 찬찬히 살펴보니 이번에 개정판이 새로 나온 모양이다. 표지를 비롯해 (위 사진 중 오른쪽이 개정판 표지) 책 속의 구성 및 디자인에 조금씩 변화를 준 것 같은데 '랜덤하우스'에서 '달'로 출판사가 바뀌면서 이전 책은 절판되었다. 출판사가 바뀌면서 그냥 가볍게 외적인 것에만 변화를 준게 아닐까 했는데 그 사이의 흔적들을 노트 중간 중간 끼워넣고, 새로운 사진도 채워넣은 것들이 3분의 1정도 된다고 하니 개정판으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이 개정판 이전이라 이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끌림>은 카메라 노트를 포함해 총 71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특정한 한 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다니면서 좋았던 맛집이라든지 추천할 만한 장소를 소개하는 그런 책은 아니다. 이병률 시인의 감성에 맞게 그가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 곳에서 겪었던 일들, 느꼈던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말 그대로 산문집이다. 글들 사이사이에 이렇게나 예쁜 사진들이 함께 담겨 있는데 책을 펼쳐 글을 읽기 전에 만나게 되는 사진만으로도 책에서 향기가 나는 듯한 느낌이다. 분명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만한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괜히 여행하며 찍은 사진이라고 하니 더 멋있게 포장되어 보여서 그런것일까... 
실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단순한 사진이 아닌 추억이 담기고 정서가 덧입혀진 또 다른 사진으로 다가온다. 어려운 말로 풀어 놓지 않았다. 읽으면 바로바로 흡수되는 쉬운 말이면서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글들이다. 읽다보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짐을 꾸리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책 첫 장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앞으로 이병률 시인이 또 어떤 길을 얼마나 걸어갈지 모르지만, 난 그저 부러울 뿐이다. 당신이 걸어온 길이...
[사진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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