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제(?!)의 화제작 <라스트 갓파더> 영화이야기

문제의 화제작 <라스트 갓파더>를 보고 왔다. 까는 사람도 많고 옹호 하는 사람도 많은 영화- 영화에 대한 평가는 둘째 치더라도 일단 사람들의 입에 꾸준히 오르내리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건지 차태현의 <헬로우 고스트>, 하정우, 김윤석의 <황해>와 3파전을 이루며 선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관객들은<라스트 갓파더>를 어떤 생각으로 골랐을까? <디워> 때 심하게 데였다는 사람들이 욕하면서 다시 보기도 하고 대체 어떤 영화길래 이리도 말이 많은 건지 궁금한 마음에 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영구 캐릭터에 대한 호감 때문에 선택했을 수도 있다. 난 <디워>를 봤었고 당시 심하게 까는 쪽의 입장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재밌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궁금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를 겨냥한 자신감 넘치는 그의 영화가.. 
어렸을 때 보았던 영구가 얼마나 대단한 인기를 끌었었는지 아직도 내 기억속에는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일요일 낮에 방송되던 개그 프로 앞을 열심히 지키는 아이였고, 홍콩 할매에 열광하며 비디오 대여점을 애용하던 아이였다. 그런 내게 영구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은 단순히 많은 영화 중 하나를 즐긴다는 느낌 외에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영구 캐릭터에 대한 어른들의 향수!! 막상 영화를 보니 영구가 많이 늙었다. 마치 내가 나이를 먹은 것을 실감이라도 하게 만드는 듯 말이다. 뭘 해도 어설프고 몸개그의 지존을 보여 주는 영구. 그러나 머리가 큰 내게 더 이상 영구는 어렸을 때 보았던 영구가 아니더라. 순수한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고 한다면 (이 문장을 제목으로 했던 인기글을 읽진 못하고 제목만 봤던 터라 반어법인지 진심인지 모르지만 진심에서 쓴 거라 가정하고) 난 아무래도 때가 많이 묻었나 보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건 있었다. 우리 나라 개그맨이 감독으로, 그리고 배우로 외국 배우들과 함께 즐기며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조금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거? 어쩌면 이게 애국심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런거라면 심형래 감독은 애국심 마케팅을 잘 하는 감독임에 틀림 없다. 비꼬거나 그런 게 아니라 <디 워> 때 "애국심 마케팅"이란 새로운 단어가 생겨났고 깨기 힘든 관객 스코어를 만들어 낸 것을 볼 때, 영화 관계자 및 전문가 등을 놀라게 했던 하나의 문화현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니... 
"그래 어디 한 번 웃겨봐라,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보자." 라고 도끼 눈을 뜨고 보지 않았다. 제법 많은 자리를 채운 사람들 속에서 빵빵 터지는 사람들은 시종일관 터지더라. 난 솔직히 그리 재밌게 본 편은 아니라 누가 물어 본다면 쉽게 추천해 줄 것 같진 않지만, 어찌 보면 이것도 개그 취향과 맞아야 볼 수 있다고 해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영화적인 기법, 장치, 편집 따위가 좋고 나쁘고 그런건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겠다. 그냥 영화를 즐기고 좋아하는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 심형래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도전 정신은 높게 사고 싶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어느 분의 리뷰에서 봤던 것처럼 조금의 욕심은 버렸으면 좋겠다. 배우와 감독까지 훌륭히 소화해내는 감독도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영화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심형래 감독에겐 일당백의 욕심 보다 깊이의 욕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보통 영화가 개봉할 때 감독이나 배우가 소화하는 방송이나 인터뷰 등의 2배가 넘는 스케줄을 소화해 내고 있다던데 그 때 마다 영화 쪽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 그러니 도와달라 하는 식의 말이 이젠 조금씩 불편해지려 한다. (편견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을 거란 건 충분히 이해한다.) 이제 영화는 감독의 손을 떠났고, 관객들에게 받게 되는 평가를 겸허하게 듣고 더 나은 다음 영화를 선보였으면 한다.

* 원더걸스가 나오니 반가웠다. 그러나 원더걸스의 팬의 입장이라면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영화 내용의 한 부분이긴 해도 멤버들을 한 명씩 비추면서 하던 꽃등심, 양고기, 치킨 따위의 비유는 (다양한 여자를 만나 보고 싶다 그런 내용이었다.) 예전에 윤종신의 회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한라곰 2010/12/31 12:09 # 답글

    여성에 대한 비유는 거의 성희롱 수준으로 느껴지네요 =ㅅ=;;;;
  • 춤추는곰♪ 2010/12/31 21:33 #

    아래에 다른 분이 덧글을 달아주신 것처럼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유머라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문제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었어요 ^^; 어떤 분들은 과민반응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 지나가다 2010/12/31 12:13 # 삭제 답글

    그냥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쓰면 될 것을,
    이 글만봐도 애국심이 어쩌고 감독의 열정이 어쩌고 과거의 추억이 어쩌고 주변 반응이 어쩌고....
    왜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재미없다는 말을 솔직히 내뱉지 못하는걸까요.
    영화 보면서 실망하셨잖아요. 그럼 그냥 그렇게 쓰세요.
    자기 돈 내고 영화 봤으면서 뭐가 그리 두려우십니까. 안타깝네요.
  • ㅏㅏㅏ 2010/12/31 14:58 # 삭제

    안타까운건 님의 덧글이군요.
    영화리뷰 첨보십니까?
    한줄평이나 영화 재미없다. 라고 쓰죠
  • Reverend von AME 2010/12/31 17:47 #

    이런 덧글이 아주 판을 치던데 --; 꼭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들어서 나쁘다고 비판하는 걸 즐기고 그것에 반하는 사람이 있으면 "왜 우리랑 같은 목소리 안 내냐" 라고 '강요' 하더군요. 겉모습도 모자라서 뇌속까지 지배당한 가련한 clone 들...
  • 춤추는곰♪ 2010/12/31 21:37 #

    리뷰를 꼼꼼하게 읽으셨다면 아셨을텐데 전 재밌게 보지 않았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어딘지 못 찾으시겠다면 알려드리지요-)
    두려워서 그냥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비방을 목적으로 한 리뷰로 보이는 것이 싫어서 어떤 점이 별로 였는지 썼을 뿐입니다.
    저 역시 안타깝네요.
  • 츄플엣지 2010/12/31 17:13 # 답글

    자기가 까면 될것을 남이 안깐다고 뭐라하는 오지랖퍼가 눈에 밟히네요 -_-;
  • 춤추는곰♪ 2010/12/31 21:38 #

    괜히 제가 죄라도 지은 기분이네요-
  • Yeyoung 2010/12/31 17:22 # 답글

    섬세한 리뷰네요.
    영구가 옛날보다 나이 먹었다는 사실(영화 속 캐릭터도 그 사실을 언급할 정도)에 공감하고요,
    영화 속에 몇 군데 성적인 묘사가 있지요. 이 영화는 어린이용 영화가 아니라는 메세지일까요?

    이건 좀 영화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걸 그룹에 대해서 팬들이 성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에 대해 이런저런 공개적인 언급들도 있었지요.
    "어린 걸그룹을 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태도에 반대다"라거나 "걸그룹 멤버인 당신을 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등등...... 요즘의 걸그룹에 미성년자가 많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묘해지는 것 같습니다.
    연예인을 일종의 가상 연인으로 삼고 그 연예인이 이성 교제를 한다고 하면 분노 폭발하는 일부 팬들도 있고요.

    대부분의 관객들을 강력하게 만족, 내지 감동시키면 모든 논란이 사라지고 찬사를 받을텐데, 완성도 높은 뛰어난 영화를 만드는 일은 원래 어렵나봅니다. 그래서 심형래 감독님도 더 고생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외적인 부분에는 관심이 없어서 감독의 인터뷰 같은 것도 안 보고, 그저 영화 자체가 나를 만족시키냐 안 시키느냐만 따질 뿐입니다. 저는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제게는 그저 그런 범작에 불과했어요. 관객의 취향을 심하게 타는 영화라면 그만큼 자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 춤추는곰♪ 2010/12/31 21:42 #

    글 잘 읽었습니다. ^^
    아무래도 요즘 사람들의 이목을 많이 받는 영화라 이야기 할 거리도 많나 봐요.
    대부분의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이 어려운 건 정말인 것 같아요 >ㅅ<
  • BigTrain 2010/12/31 17:46 # 답글

    심감독이 영화 제작한 지가 20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본격적인 영화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실드를 받아야 된다는 게 참 그렇네요. -_-;
  • Bluegazer 2010/12/31 18:00 #

    어떻게 보면 심형래의 '영구' 시리즈를 제대로 된 영화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소위 '충무로'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반증인지도 모르지요.
  • 춤추는곰♪ 2010/12/31 21:45 #

    답글 달아주신 분의 말씀처럼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극장에서 본 영화만 생각해서 그런가 봅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적은 건 좀 부끄럽네요 ㅋ
    수정할까 하다가 그냥 두었습니다. 알아봐야겠어요 ^^ 지적 고맙습니다~
  • 태풍9호 2010/12/31 18:19 # 답글

    원더걸스 부분은 전형적인 헐리웃식 화장실 유머죠.
    주커 형제 영화나 폴리스아카데미류의 영화들 보면 늘 등장합니다.
    미국 정서에 맞게 어레인지 한다는 게 저런 결과를 낳았나 보군요.
    국내 팬들에게는 불쾌한 일일 수 있죠.
    원걸 나이를 생각한다면.
  • 춤추는곰♪ 2010/12/31 21:46 #

    태풍9호님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냥 웃고 넘길 수도 있는 부분이었겠네요~
    그런 배경지식이 없던 저로서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었거든요~ 설명 고맙습니다!
  • 전재미있었습니다. 2010/12/31 23:02 # 삭제 답글

    오늘 보기전에 여러 블로그들 돌면서 재미 없다고 그러는글들만 보고
    사실 좀 두려움(?)가지고 호기심에 봤었는데.

    디워는 솔직히 재미는 없었는데

    이번껀
    전 그리 나쁘단 느낌은 아니던데요.
    전 정말 솔직하게 재밋게 봤습니다.
  • 춤추는곰♪ 2010/12/31 23:11 #

    네- 재밌게 봤다는 글도 많이 봤어요 ^^
    유머 코드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 노스팔라무스 2011/01/01 05:02 # 답글

    영구 캐릭터의 주 타겟은 20대 중반, 30대 이상 관객이라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영구 인기가 절정일 때, 아이들을 훈육했었던 부모님 세대인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영구는 욕을 많이 먹었던 캐릭터였죠. 아이들이 영구 따라하느라 바보 흉내를 낸다고 말이죠. ㅎㅎㅎ

    하.. 영화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 이 영화를 만든다고 할 떄 들었던 생각은..
    이번 작품은 제발 힘 좀 빼고 만들었으면.. 너무 욕심내지 말고 만들었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대략 현재까지의 평을 보면, '과욕' 인 느낌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영구 영화를 보고 쓴웃음 지으면서 극장을 나오고 싶진 않아요.
    1월말에 귀국하는데, 그때까지 한국 극장가에 걸려 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춤추는곰♪ 2011/01/01 11:07 #

    <디워> 때처럼 인기있다면 오래 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혹시 그 때 까지 상영한다면 결정하실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흔들리지 마시구요-
    보고 싶다고 느껴지시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전 재미 없다는 쪽의 리뷰를 썼지만 오늘 메인글로 뜬 또 다른 리뷰 작성자분은 재미 있다는 쪽이시니까 사람마다 다른 것 같거든요. 직접 보시고 판단을 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 비버 2011/01/24 03:33 # 답글

    엄청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 것 같아요~ 저는 급 상승한 영화값으로 인해 모험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만.........................(풀썩)
  • 춤추는곰♪ 2011/01/24 10:06 #

    저도 모험해야 하는 영화들은 웬만하면 조조로 다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죠 -_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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