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나의 서른은 어떤 모습일까 <서른은 예쁘다> 책이야기

여자에게 있어 나이란, 단순한 숫자라고 넘기기엔 뭔가 찝찝한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으나 주변 사람들의 눈도 그렇고 철없던 10대 시절을 보낸 후 대학에 입학해서 앞자리가 2로 바뀐 그 순간부터 조금씩 알아갔던 것 같다. 남자 선배들은 한 살이라도 어린 후배들을 더 귀여워했으며, 내가 열광하는 아이돌은 이제 모두 나보다 어리다. (어린지 정말 한참 됐다.ㅋ) 내 인생에서 서른은 아주 먼, 어쩌면 더디게 올 그런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서른이란 나이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나도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읽기 전엔 감히『서른은 예쁘다』라고 말하는 책 제목에 공감할 수 없었지만, 읽고 보니 아주 조금은 서른이란 나이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목차만 살펴봐도 공감가는 소제목들이 많다.
제목 뿐만 아니라 내용을 읽어 보면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치게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듯- 
가끔 인생이 고달프고 왜 나만 이 모양인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같은 또래,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모두 겪어 봤을 고민거리들인가 보다.
그래서 한 자 한 자가 내 얘기 같아 격하게 공감하며 웃기도 하고 감상에 젖기도 하고 그런거겠지? 
나도 여자 나이와 관련한 비유를 들어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해 주는 크리스마스 케익 말고도 받침에 'ㅅ'이 들어가지 않는 순간부터 꺾이기 시작하는거란 말(즉, 반 오십줄을 넘어 스물 일곱부터 바이바이 라는 거다.)  등등 특히 여자 나이와 관련해서는 남자와 연결해서 더 많이 회자되는 것 같다. "너 이제 꺾이는 거야." 란 말을 들으면 순간 찌릿해지면서 버럭하곤 하지만 결국엔 수긍의 의미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 흠.. 씁쓸하군.
서른이 되어도 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꼭 해야지. 그 때도 지금처럼 몸이 움직이려나. 으쌰으쌰-♪
태어나 처음으로 소개팅을 하던 그 맘때쯤, 소개팅과 선이 뭐가 다르냐고 선배들에게 물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나이 차서 하면 그게 선이지 뭐. 라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은 있었어도 이렇게 시원하게 답을 주던 사람은 없었는데, 그렇구나. 그런거였어. 남자와 여자의 나이를 합쳐 환갑이 넘으면 이미 그건 소개팅이 아닌 거였구나. 나이 차서 하면 그게 선이란 대답이 좀 더 명확해졌다.
사실 서른이라고 해도 지금과 생활이 많이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지금 보다 좀 더 생활력이 강해지고 노련해진 정도려나.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 있는데 지금의 나나 서른의 나나 같은 사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구.. 연륜이 쌓이면 좋은 것들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가 그리워질 때도 분명 있을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는 말. 가끔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나이 따위 잊고 그냥 신나게 살고 싶다.
얼마 전에 알게된 언니는 올해 서른이 되었다. 서른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무척이나 동안인 첫 인상 때문에 나름 친해져 보려고 동안이라며 운을 뗐더니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반응이었다. 조금 친해지고 나서야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은 서른이 되어서 기쁘다며, 힘들었던 20대를 숨가쁘게 보내고 이젠 조금 안정된 것 같아 좋은데 남들은 자신의 나이가 서른이라고 말하면 나이를 물어 미안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더라고 했다. 서른이 되어 기쁘다는 언니가 그 당시엔 100%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서른은 예쁘다>란 이 책이 깨달음을 주거나 확실한 답을 내려주는 책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서른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 서른을 준비할 수 있는 마음 가짐, 그리고 여유를 건넬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고 이 나이 또래의 사람들에겐 격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란 문구에는 아직도 완벽하게 동의하기 좀 힘들긴 하지만 적어도 담담하게 맞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서른이란 나의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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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03/03 17:5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춤추는곰♪ 2011/03/03 18:35 #

    혹시 기회가 되시면 책도 읽어 보세요 ^^ 재밌었어요~ (벌써 읽으셨다는 말씀이신가요? +_+)
  • 까만콩 2011/03/04 09:39 # 삭제 답글

    글...잘읽었어요..나름 재미있구..
    전 30은 훨씬 넘었구요...이제 30대 중반을 향해 산책하고 있는중입니다.
    음..저두 30살때 같은 생각을 했꺼든요..
    20대때 암~껏두 모르고 항상 상처만 입고 어쩔줄 몰라하고..사회생활이 다들 나만큼 힘든것 같지 않고
    오히려 나만 힘들어 보였던...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은 나름 잘~ 적응해서 그런지 여러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님도 글에서 30이 아직 안됐다고 하셨는데,,30되시기 전 최대한 많은 경험들을 해보고
    30이라는 열차에 타도 충분하니까 많이 느끼고, 보고, 생각해보시길..빕니다.
    아침부터 괜찮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춤추는곰♪ 2011/03/06 15:52 #

    저야 말로 좋은 얘기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까만콩님께서 해주신 말씀 대로 많이 느끼고 보고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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