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신을 뛰어넘는 일 <킹스 스피치> 영화이야기

작품의 위엄을 말해주듯 영화가 시작할 때 얼마나 많은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상을 받았는지 친절하게 나열해준다. 마치 '나 이정도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좀 웃기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마땅히 그래도 될 만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별히 스토리에 굴곡이 있는건 아니라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자신이 만들어 놓은 벽을 조금씩 허물고 밖으로 나오려고 노력하는 버티(앨버트 왕자, 콜린 퍼스)의 모습과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내는 라이오넬(제프리 러쉬),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인상적이었다.
마이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 남자. 만약 버티가 왕자가 아니었다면, 형의 뒤를 이어 왕 자리에 올라서지 않았더라면 말을 더듬는 장애는 생활하는데 있어 조금의 불편함은 있을지 몰라도 '문제'가 되진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을 대표하는 '왕'의 위치에서, 또 어느 때보다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왕의 연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부터 '버,버,버티' 라고 놀림 받으며 형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야 했던 남자,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늘 신경써야 해서 욕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친한 친구 한 명 없던 남자. 그가 라이오넬을 만나면서 변해간다.
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버티도 멋졌지만 그 옆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해낸 언어치료사 라이오넬이 더 인상적이었다. 대단한 학위도 없고, 자격증도 없지만 자신의 경험을 통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치료사로서 (지금 시대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며 큰일 날 소리라고 할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고 버티의 입장에서는 무례할 정도로 치료를 진행하는 그의 뚝심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 높은 위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땐 눈치도 보기 마련이고 특히 상대가 왕이라면 잡혀 들어갔을지도 모르는데 -_- 배짱이 좋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버티와 라포(친밀감)를 형성하는 모습에서 영화 <굿 윌 헌팅>이 겹쳐지기도 했다. 처음엔 치료사와 환자로, 그리고 친구로 우정을 다져가는 두 사람. 아, 훈훈하다. ㅋ
버티가 자신의 두려움을 깨고 나오기까진 그 옆에서 항상 응원해 준 부인의 힘도 크다. "당신이 나에게 두 번이나 고백했을 때 당신이 싫어서 그랬던게 아니라 왕자라는 당신의 위치가 싫어서 그랬던건데 너무 멋지게도 당신이 말을 더듬지 뭐에요. 그래서 적어도 왕은 되지 않겠구나 했었죠..." 라고 센스있게 주눅 들어 있는 남편에게 힘을 주는 지혜로운 아내. 정말 멋졌다. 그리고 그 예쁜 아내가 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사실에 놀랐다. 아니, 내가 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붉은 여왕'이 아니잖아.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설득하기 힘든 것이 자기 자신이지만, 
일단 자기 자신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단 것을. - 서진규"
 
     
자신은 왕이 될 수 없다고 믿었던 버티도 자신을 설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그 만큼의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걸 차차 극복해나가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는 왕으로 남은 것이 아닐까. 여러모로 훈훈하고 괜찮게 봤던 영화다.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나인 2011/03/30 13:33 # 답글

    나도 이 영화는 보고 싶더라. 콜린 퍼스는 싱글맨에서 되게 인상 깊게 봤는데 ㅋㅋㅋㅋ 멋있다~
    요즘 영화 보러 간 게 너무 오래됐어. 슬프다. T_T
  • 춤추는곰♪ 2011/03/31 19:02 #

    일하고 운동하고 바쁘잖여~ㅋㅋ 아!! 저 남자 싱글맨에서 나왔었구나 그래서 어디서 본 적 있다 싶었던거였어!!
  • 2011/03/30 23:12 # 삭제 답글

    버버버 버티인데 ㅠㅠ
  • 춤추는곰♪ 2011/03/31 19:00 #

    아이고 ㅋㅋ 기억이 안나서 검색했는데 빅터로 나와서 ㅠㅠ 하하 고쳐야겠네요!! 맞아요 버티였던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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