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도 알아요, 진부하다는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영화이야기

영화 제목에서부터 예고편, 포스터까지... 관객들을 향해 어디 한 번 울어봐라 선포하는 것 마냥 대놓고 슬픈 눈물의 컨셉이다. 좀 격하게 표현해서 질질 짜는거 싫다하는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할 때 후보에 조차 올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라마, 대본집, 연극에 이어 이번에는 영화로 만들어진 정말 유명한 작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앞의 3가지 중 어떤 것도 본 적은 없지만 '아픈 엄마'라는 진부한 소재 때문에 보지 않아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부하고도 진부한 이 소재를 살린 것은 역시 엄마 (를 연기한 배종옥) 였다. 
앞에서도 누누이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누구나 알 만한 전개라 웬만하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과연 뜻대로 될런지는..-_-) <세.아.이>는 엄마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이 그랬듯, 자식과 남편,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며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 하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혹은 대놓고 전한다. 왜 꼭 그런 후회는 엄마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하게 되는 건지... 나만 해도 가끔씩 이렇게 영화, 드라마나 책을 통해 뼈저리게 잊지 말아야지 되새기면서도 까마귀 고기를 우걱우걱 씹어 먹었는지 돌아서면 금방 '내가 언제부터 그런 효녀였나' 하며 잊고 산다. 내게 남아 있는 날이 얼마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까.
죽는게 억울해서라도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하나씩 하나씩 줄을 그어가며 정신없이 보낼 것 같은데 인희(배종옥)는 그렇지 않았다. 죽는 날을 앞두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빈 자리를 느끼지 못하도록 오히려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달래는 방법, 아침에 갈아마시는 주스의 만드는 방법 하나까지도 어느 것 하나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되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더는 함께 할 수 없기에 서투르지만 그들의 힘으로 설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인희는 죽을 때까지도 자기 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리 '엄마' 라고 해도 인희도 자신만의 인생이 있을텐데 그런 점에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철 없는 삼수생 아들 정수(류덕환)와 여자친구를 보면서 허탈한 웃음을 짓다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인희의 동생 부부(유준상, 서영희)를 보며 빵 터지기도 했던 시간들. 그러나 무엇보다 기억에 남고 가장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던 부분은 인희와 치매 걸린 시어머니(김지영)가 함께 나오는 장면들이었다. "어머니, 이런 말 하면 안되는 거 알지만 정신 돌아왔을 때 혀 깨물고 따라 와요. 나 먼저 가 있을게."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정말 꺽꺽 거리면서 숨 넘어가게 울었었다. 울리려고 작정한 영화 관계자들이 기뻐할 만한 대목이려나 ㅋㅋ 영화 자체가 완성도 높게 특별히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는건 아닌데 나오면서 보길 참 잘했구나 생각하게되는 영화였다. 이번에 느낀 것들도 또 금방 잊게 되겠지만 계속 이렇게 주입하다 보면 언젠가 세뇌라도 돼서 행동으로 옮길 날이 오지 않을까 ㅋㅋ (너무 큰 기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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