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국은 '머리'만 남았다 <헤드> 영화이야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같이 보자고 졸랐던 친구에게 불현듯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난 나쁘지 않았다. 내가 너무 관대한 건지 아니면 나의 취향이 독특한 B급에도 잘 맞는건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헤드>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요리조리 친구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었는데 역시나 친구는 별로였다면서 영화가 불편했었다고 말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아니면 상황이 여의치 않았거나 틈새 시장을 노렸을지도 모르는) <쿵푸팬더2>와 개봉일도 같아서 이 영화 빛을 보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윽, 류덕환 좋은데!!!!! 한 번 빵 터져야 하는데~~)
백윤식 때문인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도 떠오르고 B급 코미디라는 점에선 신정원 감독의 <차우>도 떠올랐다. <차우>도 개봉하고 나서 욕을 많이 먹었던 걸로 아는데 그래도 식인 멧돼지를 마케팅으로 팔면서 170만을 넘겼다.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다는 점도 <차우>와 <헤드>의 닮은 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관객 수로만 따지자면(아직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었고, 현재도 상영 중이기 때문에 확정하긴 어려움.) 6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헤드>를 <차우>의 비교 상대로 둔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_-
자살한 천재의학자 김상철 박사(오달수)의 사라진 머리를 퀵 서비스로 배달하다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납치된 홍제(류덕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누나 홍주(박예진).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류덕환이고, 그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배우는 박예진이었다. 한 때 기가 막히게 잘 나가던 예능 <패밀리가 떴다>의 달콤살벌한 예진아씨의 캐릭터와 겹쳐지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백정(백윤식)에게 맞대응 하는 홍주가 딱 박예진이었기 때문이다. 높은 힐을 신고도 미친듯이 잘 뛰는 것부터 해서 김상철 박사의 머리를 보고 빽빽 비명을 지르다가도 이내 의연하게 내비 아주머니한테 한 마디 하는 거친여자.ㅋㅋ 마음에 들었다. 
나름대로 전달하고자 했던 사회적인 메시지도 있었던 것 같고, 주인공들의 작명 센스(백윤식의 '백정' 이란 이름의 명함을 보았을 때 ㅋㅋ)나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터지게 만드는 코믹요소들은 좋았는데 결말에 가서 백정이 너무 쉽게 붙잡혔던 것 같아 좀 아쉬운 점은 있었다. 완벽한 코믹이라고 하기엔 잔인한 장면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서 100분인데도 훨씬 길게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영화 제목 "헤드"가 신문기사의 헤드라인과 자살한 천재 과학자의 머리, 이렇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고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 두 가지에 하나를 더해야 할 것 같다. 영화의 재미도 영화를 앞과 뒤로만 나눈다고 했을 때 머리쪽만 강한?.. ㅎㅎ >_<

* 다른 건 다 좋았다 치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기자를 연기한 데니 안은 진짜X100 아니었던 것 같다. 일부러 영화의 재미를 위해 그런 어리숙한 기자 말투를 연기한 거라면 (그게 재밌지도 않았지만) 당신은 최고의 연기자 타이틀을 거머 쥐어도 손색이 없을 배우다. 으으으으- 내 손, 발이 다 없어지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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