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족함이 모여 하나를 이루다 <완득이> 영화이야기

영화 보다 책을 먼저 본 사람들에겐 영화 <완득이>가 어땠을까? 아직 책을 읽어 보지 못한 나로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책을 읽고 영화를 본 몇몇 지인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원작이 정말 좋았을 경우, 책을 그대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아질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책과 영화가 다른 부분이 하나도 없다면 굳이 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거다. 나는 영화가 훈훈하고 따뜻해서 책으로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책과 영화... 사람 마다 느끼는 매력이 다르기에 같은 컨텐츠가 매체만 다르게 존재한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것 같다.  
"얌마, 도완득!" 으로 시작해 "얌마! 도완득"으로 끝나는 것 같은 똥주(김윤석, 원래 이름은 동주지만 강한 된소리 발음이 더 마음에 든다.) 선생의 대사에선 제자 완득(유아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이 묻어나 있다. 네가 어떻게 살든 내 알바 아니라는 듯한 포스를 풍기지만 완득이가 굶지는 않을까 햇반을 챙겨주고 땡땡이 친 제자의 가방을 가져다 주면서 슬며시 소주 한 병을 챙겨 오는 센스!!!! 살짝쿵 믿음이 안 갈 수도 있지만 권위적이고 숨통을 조여오는 듯한 선생님 보단 때론 씻지 않아서 냄새 좀 풍기는 인간미 넘치는(?!) 똥주 같은 선생이 고플 때가 있는 법이다. 특히 내가 힘들고 지칠땐..!

이런 선생님이 현실에 정말 존재하긴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중고등학교 때 다녔던 학원 원장 선생님이 그런 분이셨다. 늦은 밤 까지 공부하고 남은 몇몇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주시곤 했는데 애들이 갑자기 바람 쐬고 싶다고 조르면 근처 휴게소로 데리고 가서 휴게소 음식 사주신 것 등등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분이었다. 학교 선생님들 중에 이런 분들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영화를 보면서 내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선생님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괜한 감상에 젖기도 했었다. 
<완득이>는 단순히 선생과 제자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요즘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엄마가 없는 줄로만 알고 살았던 완득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필리핀 사람이 엄마라고 찾아온다. 맞춤법에 어긋나는 서툰 한국어지만 그리움이 묻어나는 편지를 건네는 자신과 다르게 생긴 그녀를 엄마라고 인정하기까지 쉽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별다른 투정 없이 엄마로 인정하는 완득이의 모습이 오히려 안쓰럽게 생각되기도 했다. 늘 투정 한 번 부리지 못하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서..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장터에서 춤을 추고 채칼을 판매하는 아빠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모자른 삼촌.. 그리고 입만 열면 씨불놈아! 라는 욕이 튀어 나오는 이웃 주민이나 옥탑방에 사는 똥주 선생 등,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부족한 것 투성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함께하면 다르다. 혼자 있을 때는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똘똘 뭉쳤을 때 큰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 특별한 교훈을 얻어가야 한다고 강요하진 않지만 보고 나면 자동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완득이>. 배우들 때문에 더 더욱 좋았던 영화기도 하다.
▶뽀인트
* 20대 중반임에도 아직까지 교복이 잘 어울리는 유아인.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똥주로 녹아든 김윤석!
** 대사는 욕 밖에 없었던 것 같지만 왠지 미워할 수가 없는 옆집 아저씨 김상호-!
*** 똥주 좀 죽여달라고 기도하는 대사를 비롯해 빵빵 터뜨리는 센스 있는 대사들이 한가득~
**** 어제 명동에서 헤드폰 쓰고 지나가는 완득 아부지 역할의 박수영을 그냥 보낸 것이 두고두고 후회되는 중..!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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